나는 오늘 여러 개의 거대 기관과 조우했다
사실 오늘 내가 한 일이라고는,
예쁜 친구와 점심을 먹은 일
그동안 진료받은 내역을 공제받으러 간일
마지막으로 장학금 신청 서류들을 모으는 일
인 것인데,
일단, 재학생이라고 대학병원 진료비가 공제되진 않는단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은 3차의료기관으로서 국민건강보험부담내역이 없다나
살짝 열받음.
2시간 기다림, 1분의진료, "구정지나고 하지" 모 교수의 말 - 4만원
저 정도 돈이라면 점을 보러가겠다.
(나는 모든 형태의 기복신앙 즉, 무속신앙, 우리나라 대부분의 종교, 부두, 미신, Psychic, 타로 등
을 믿지 않지만 믿는 사람을 존중하는 척은 해)
그렇게 처음으로 거대 기관에 빨려들어간 그들에겐 티끌 나에게는 소중한 도온 을 아쉬워하며
장학금 받는데 내는 어마어마한 서류들을 모으는 퀘스트를 수락.
법학전문대학원 지원서류도 이보다는 적다. 200골드이므로 닥치고 발로 뛰었다.
1. 지원신청서
2. 성적확인서
3. 주민등록등본 - 부모
4. 주민등록등본 - 본인
5. 가족관계증명서
6. 통장사본
7. 서약서
8. 수능성적표 사본
9. 직전학기 성적표
나는 말도, 새도 없으므로 동선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학교에 간 김에 9번 득
============ 학교 간 김에 하나은행에서 6번을 얻는 과정 ============
하나은행 진입
[얼라이언스 진영]
창구는 두 개 - 빠른 창구와 느린창구(?) 대기인수는 각각 14/16
지난번에는 느린창구에서 받았기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으니 친절하신 직원아저씨 - 따로 자리가 없는줄 알았는데 지점안에서 높은 분이었음
께서 통장 사본은 빠른창구에서 가능하다고 알려줌
15번째 기다리는 멍한 인간이 되었는데, 나는 그러기 싫어서
그 사이에 의료공제를 받으러 갔다옴
오면서 좀 짜증이 났지만 (내 4만원 ㅠ ㅠ)
와서 번호가 세개 쯤 지나있길래 개념 충만한 나는 그냥 다시 새로 번호를 뽑아듬
30분가까이 폰으로 재미없는 네이버 웹툰 - 이말년이랑 마음의소리는 다 봤음 - 보며 기다림
내 번호 되어서 창구감
"내꺼 실물 통장 없는 카드 계좌이니, 통장 사본 비슷한거 하나 출력해주쇼"
"빠른 창구에선 카드가 안들어가서 안되는데요"
"................"
할 말이 없음
두리번 두리번
안내해줬던 아저씨 찾았으나 없음
.
.
.
.
.
계속 없음
공기중에 f.u.c.k. 이라고 말하고 은행 나옴
근데 30분이 존내 아까움
지루한 만화 억지로 본것도 짜증남
다시 돌격
"이게 카드를 넣지 않아도 제 신분이랑 계좌만 대조되면 증명서 같은거 출력가능할텐데요"
"아, 제가 온지 얼마 안되서요 잠시만요.."
10초후
"이런거 말씀하신거죠?"
"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잘 몰라서요"
"네.."
======안되는 건 없다======
6번 득
다음으로 1,2,7,8번은 집에서 됨 - 되는 줄 알았음
그리고 4번은 공인인증서로 집에서 되나 3,5번 때문에 어차피 주민센터에 가야되므로
(다른 서류는 행정안전부 관리하에 있는데, 가족관계증명서는 아직도 법무부에 있다)
조낸 숨어있는 OO동 주민센터 ㄱㄱ (사진찍어올 걸 정말 숨어있음)
"등본 본인 등본 부모 가관확서염"
"네, 여~기~ 써~주~세.....요"
(여유롭고 기계같은 공무원 분위기 물씬)
옆에는 어떤 젊은 남자가 민쯩을 받으러 옴. 개명했다고 함.
역시 귀찮은 과정 간단하게 쓸거만 쓰고 줬는데
발급 완료 :-) 근데!
부모님 등본이 현주소만 나와있다 - 5년이내 주소가 다 나와야하는데
"이거 체크 하셨어야죠 여기 5년이내 거주지 포함..."
'아 슈발 누가 그 글씨를 다 읽고 앉았어 한번 물어봐 주면 안되냐'
'계약서상의 내용 피계약자에게 확인 안시키면 위법인것도 모르냐'
하지만 현실세계는..
"아, 네. 죄송합니다 그럼 다시 발급해주세요"
그리고 400원을 다시 내려고 하는데,
아까 민증 받으러 왔던 젊은 남자의 아버지가 따라온 듯
"아니, 행정이 주민 편하라고 있는거지 공무원 편하라고 있는건 아니 잖아요? 예? 말이 됩니까 본인이 왔는데 민증이 무슨 필요가 있어요 지장 찍으면 되는거 아녜요? 그리고, 애 엄마가 왔는데도 발급을 안해주면 어떡합니까? 그럼 누가 와서 받으라는 거에요?"
"뭔가 오해가 있으신거 같은데.."
"오해는 무슨 오해요? 범죄 예방 차원? 아 본인이 왔는데 무슨 범죄 예방입니까?"
나오면서 답답했다
9급되면 저런일로 꼽창 먹어야되는구나
=====================3,4,5번 득======================
이제 집에와서 편하게 1,2,7,8을 하려 했는데 말야
8번 깜놀
작년까지는 온라인으로 공인인증서확인하고 발급이 됐어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성적표
2010학년도 빼고
무려...... 1994~2009까지 방문발급, 팩스발급, 우편발급 만 가능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강계산해도 60만명 X 16년 이 중에 발급 받으려는 사람이 몇십명도 아니고
삼청동에서 알바랑 말단들이 씨베리아 십장생하고 있는거 다 들리는데
오늘 정말 여러 모로 답답했다
그런 연유로 8번 빼고 다 득
오늘안에 끝날 줄 알았던 퀘가 언제끝날 줄 몰라
=============================================================================================
이게 말야, 절차란 것은 중요해. 단, 사람들이 그것을 지킬 가치가 있다고 느낄 때 중요하지.
그럴 땐 말야, 이건 엄격할 수록 좋아. 오히려 융통성이 없을 수록 더욱 효율이 좋지.
융통성이란건 말야, 애초에 시스템이 많은 결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발휘해야되는 것이지.
정말 간결하고 직관적이며 불만없는 과정들은 융통성을 발휘 할 필요가 없어.
융통성이란걸 나만 어떻게 잘 봐줘 라고 생각하는게 잘못이고
융통성 융통성 하는건, 소위 아랫 사람이 윗사람에게 찍소리 못해서 시스템이 개선 안되기 때문에
편법만 발달하는 거야. 이렇게 말하는 나도 anti-fundamentalist.
Google 검색결과 : 융통성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