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1일 월요일

새로운 가족, 이제는 넷

얼마 전, 청계 7가를 다시 월례 행사 처럼 걷다가

 

수족관 수질 개선 때문에 다슬기과 또는 달팽이과의 연체동물이 필요하겠다

 

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역시 즉흥적으로 '애플 스네일' 두 개체를 구입하였다

 

이 동물이 물 갈이 전에는 껍데기 밖으로 전혀 나오지 않아 죽었나 생각했지만,

 

1분 검색 지식으로는

 

물갈이를 1주일마다 해주란다

 

2마리 영입했는데, 암 수 구별따윈 신경쓰지 않았으나,

 

2마리가 14마리로 번식한단다

 

상상이 안된다

 

생식 방식은 하루 종일 집에서 놀 때나 찾아봐야겠다

 

 

물을 갈아주니 나와서 꿈틀 댄다

 

아름다운 여성들이 얼굴에 달팽이 크림이란걸 바르며 거울 앞에서 자신의 자의식을 확고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화장품 공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달팽이들이 기어가고 있을까?

 

그 끈적한 액체를 모으기위해 창문 닦는 도구같은 것을 사용할까?

 

달팽이를 일렬로 나아가게 할 수도 없겠는데 말이다

 

아마 상상 이상의 엄청난 기계가 있겠지

 

그냥 얼굴에 달팽이를 붙여놓고 잠드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얼핏 수명을 보니 짧게는 6개월이다

 

애초에 십장생과 한 방에서 청소부처럼 사는 것도 안타까웠는데

 

이건 소모품 같은 느낌이라 측은하다

 

누군가는 따로 먹이도 준다는데,

 

나는 기본적으로 정글이 좋다

 

적응하지 못하면 죽는 거다

 

그래, 이끼를 먹고 물을 깨끗하게 해 주겠지 하며 이 전기 자동차 같은 순수한 생명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의문이 들었다

 

아, 나는 생태계를 구성한 것인가

 

라는 멍청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훈이와 만식이의 것에 비하면 거대한 그것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청소부,

 

그 똥은 굵었다.

 

왜 이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그래도 이끼를 분해하여 나온 것이므로 더 잘 분해되어 수질에 적어도 악영향은 없을 거라생각하니

 

마음이 좀 놓였다.

 

그리고..

 

 

 

 

 

그 똥을 상훈이가 먹어 내가 생각하는 깨끗한 생태계가 되길 기도 했다.

 

 

 

 

 

 

 

 

 

 

 

여과기를 다들 단다는데.. 나마저 달면 강남 아줌마되는것 같아 안 달련다.

 

 

 

 

A Single Man by Tom Ford

 

말 그대로 즉흥적

 

삼청동 길을 걷다가 "선재 뭐하나 볼까?"

 

해서 시작과 함께 표를 끊어 들어간다

 

 

 

콜린 퍼스라면,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러브액츄얼리와 같은 영화에서의 연기에 틀에 박혀 있었는데,

 

그를 통해 톰 포드가 보이는 것은 꽤 괜찮았다.

 

언젠가 부터, 영화를 보고 나서 재미있다/재미없다 라고 얘기하는 것이 불가능 해 졌다

 

그가 김태원씨 처럼 은둔의 시간을 길게 또는 자주 가졌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다 잡지 때문이다.

 

그도 가졌을 것이다란 생각을 해 봤어야 했는데 말이다

 

플래쉬 백, 플래쉬 포워드, 슬로우 모션, 인터컷팅, 슬로우 모션,

 

몽타쥬라고 말하기엔 조금 장난같은 편집 등

 

소위 거장들은 '에이 뭘 이렇게' 라고 하며 안할 것 같은 걸 그는 했다

 

초심자의 수수함, 그 많은 투표 종목에 따른 팜플렛 한 뭉치 중에 처음 출마하는 한 사람의 인생 역정담

 

같은 그런 느낌이 묻어 있다.

 

내가 톰 포드를 좋아하기 때문에 좋게 보는 것이다 라고 인식 할 수 있었다.

 

보는 내내 촬영을 저렇게 해 달라면 해주는가 편집을 저렇게 해 달라면 해주는가

 

몇번이고 생각했다.

 

여기 저기 보고 들은 것 많은 셀러브리티 스럽게 많은 영화의 오마쥬 스러운 느낌이 배어났고

 

헉슬리만 직접 인용 했을 뿐,

 

대사들이 낮익었다지만, 난 꽤 잘썼구나 생각했다.

 

곳곳에 장난도 많이 쳐 놓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역시 좋게 보면 좋게 봐지는 관성인가.

 

 

"Why are you here?"

 

"Just bring more beer"

 

"Ah.. pathetic"

 

 

 

 

 

 

 

난 공감할 수 있었고 많은 것을 공감할 수 있는 내가 좋다.

 

 

 

5분짜리 만들기

 

참 부지런 해야 하는 일이다

 

일단은 2시에 자는 것이 목표인데,

 

5월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넘어가기 전에 게릴라성 포스팅을 한다.

 

 

 

 

 

 

참 오랜만이다.

 

영화란 명목으로 찍는 일,

 

4명의 사람,

 

장비는 PD-170과 판토스코프, 트라이포드가 전부

 

온갖 제약들을 모두 감안한 시나리오와

 

권위 없는 감독

 

숨가빴던 6시간 동안의 촬영과

 

놀랍게도 15분 쯤 되는 촬영분

 

그래도 넣고 싶은 부분들에서

 

동료들의 의아한 표정

 

그래도 잘 찍어 냈다고 생각한다

 

연기, 연기 조언, 내 색깔의 각본 (동료들로부터) 살려내기

 

카메라 워크 모니터링 등 등

 

최선을 다 했다

 

조금 뿌듯하다

 

마지막에는 힘들다는 말이 그냥 튀어나왔다

 

각기 다른 유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통합하기란

 

어려운 일이구나

2010년 5월 23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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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과 아이폰과 에스프레소 도피오를 넣은 아메리카노와 던힐 파인컷 방금 비가 그친 습한 공기 테라스가 있는 카페 앞에는 꼭 같이 감색 수트에 화이트 셔츠를 입은 장년의 남자 둘

 

광각 렌즈가 깊이 아쉬운 5월의 향기다

 

지금까지 있던 결혼식 중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의 결혼식

 

지금까지 들은 결혼식 주례사중 가장 좋았던 주례사

 

"정자는 하루에도 수 억개가 생산되고 난자는 한 달에 단 한개만 생산 되기 때문에 남자는 넘치는 정자로인해 매일 호시탐탐 주변을 둘러보고 음지를 찾는다고 합니다. 반면 여자는 배란 주기에 맞추어 분위기를 찾습니다. 부부는 이 점을 잘 기억하셔서 생활하시고 신부는 밀고당기기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Matt Ridley의 The Red Queen을 몇마디로 요약 해 놓은 듯 충남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적절한 어조로 적절한 공식석상에의 타협을 하고 아무 의미없는 미사여구를 적절히 배제한 공학도식의 언어를 구사했다

 

참 마음에 드는 이스트소프트의 알송에 아이폰의 음악 보관함 옮기기가 중간에 배터리 문제로 취소되었다 다시 되어서 언니네 이발관 5집 노래들이 두번씩 들어갔다 무의식에 강력하게 밀어넣으려는 15초 구간반복 광고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노래를 두번 씩 들려주고 있다

 

노트북으로 포스팅을 하기 시작하니 자연스러워 졌다. 11인치의 답답한 화면과 코딱지만한 터치패드도

더 이상 비교대상이 없어진 듯 포스팅이 수월하다

 

6월이되면 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32인치 모니터와 중간 이상의 출력도 내본 적 없는 TTS-15를 기계식 시계와 바꾸고 나면 당분간은 유일한 프로세서로 기능하게 될텐데 일찍 친해져서 다행이다

 

대부분의 경우 비교대상이 있기 때문에 불만이 생기며 나머지의 경우도 존재하지 않는 관념 속 비교대상 때문에 불만을 품게 된다

더 좋은 집 더 큰 차 더 좋은 시계 더 멋진 이성 더 빠르고 편리한 기계

마지막 것은 좀 다른 성질의 것 같지만, 관념 속의 대상이 실체화 되었을 때는 언제나 만족과 실망의

비율을 매길 수 있다

남자는 항상 네 번째 것에 대한 만족률이 장기적으로는 모두 0으로 수렴한 다는 사실을 인정한 여성

에겐 이 세상도 살만한 세상이다

 

 

점점 더 가까운 사람들의 결혼식이 다가올 것을 생각하니, 느지막하게 어느정도는 필연적으로 수긍해야할 나의 결혼도 언젠가는 올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꿈 - 두울

 

 

나의 전 여자친구는 죽었다

 

어느 날 밤, 그녀의 영혼이 나와 나의 누이와 어머니가 사는 저택에 날 찾아왔다

 

달이 차오르지 않은 어두운 밤이었다

 

나는 집에 혼자 있었고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냉장고에 넣었고

 

그녀는 냉장고에 들어있던 닭가슴살에 봉인 되었다

 

봉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낮은 온도를 계속 유지해야만 했다

 

자꾸 나오려는 그녀를 냉동실에 넣어 버리려 했다

 

그녀가 나에게 어떤 일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생각 해 볼 수 있는 두 가지의 경우 모두 다 끔찍하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닭가슴살을 냉장실에서 꺼내 냉동실로 옮기려는 찰나에

 

그 것의 온도가 올라가서 그녀가 말을 해대기 시작했다

 

아무런 감정도 없이 웃는 무서운 밴시같은 목소리로

 

나에게 장난질을 걸어왔다

 

나는 두려워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고

 

연신 닭가슴살을 락앤락에 넣고 다시 그 락앤락을 더 큰 락앤락에 넣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그러지 말라며 구속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했다

 

나는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이 안전하게 봉인되는 일임의 증거란 것을 느끼며

 

점점 안도해가며 락앤락에 넣었다

 

그러나 점점 온도가 놀라가면서 그녀는 그렇다면 연기가 되어 빠져나오겠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더 큰 두려움에 휩싸여서 락앤락 통을 냉동실에 집어던졌다

 

그러나 이미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고

 

나는 황망한 상태로 슬리퍼에 미끄러지듯 발을 넣고 집을 뛰쳐 나갔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나는 문까지 열쇠로 걸어잠그고 사냥감을 발견한 사냥개마냥 내달렸다

 

언덕을 내려와 가로등이 있는 길을 뛰어가다보니 몇 몇 사람이 보였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했다

 

시간이 3시를 넘겼으니 번화가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누군가를 끌어들여야 하겠다고 확신했다

 

 

 

그 순간 지나가는 사람을 아무런 판단없이 잡아세운 뒤

 

"술 한잔 하러 같이 갈래요? 제가 아는 여자 두 명 부를게요"

 

라고 말한뒤

 

뒤늦게 그 청년의 외형을 확인 한다

 

내 신장에, 운동을 꽤 많이 했는지 나보다 더 덩치가 크고 우람한 친구였다

 

짧은 머리를 하고 있어 이유없이 안심이 되는 청년이었다

 

청년은 흔쾌히 발길을 뒤로 돌려 나와 함께 번화가로 가기로 했고

 

나에 대한 물음 단 하나도 없이 청년은 조용히 핸드폰의 달력으로 D-day 10일을 보여주며

 

D-day는 제대하는 날인 것을 아홉 번의 클릭으로 넘겨서 보여주며 씨익 웃어보였다

 

잠시나마 이 친구는 나보다 어릴 것이며 굉장히 기분이 좋을 것이며 그런것들을 생각했다

 

다운타운의 경계에 들어서기 직전에 얼마간 안도할 수 있겠다란 생각을 하자마자

 

우리 둘 앞에 그녀가 그녀보다 어려보이는 다른 여자와 등장했다

 

생각해 보니 그녀가 락앤락에 갇히는 도중에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함께 들렸다

 

닭가슴살은 두 개였는데 다른 여자아이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다

 

그녀는 검은색 시스루 니트안에 흰 색 면티셔츠를 받쳐 입고 있었다

 

전보다 말라 있었을 뿐 여전히 예뻤다

 

옆의 여자는 그녀보다 좀 큰 키에 엄청 귀여운 얼굴을 하고 밝은 옷을 입고 얌전한

 

자세로 서 있었다

 

나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반색하는 이 청년과 두 여인에게 서로를 소개했다

 

그리고 어느새 네 명의 인간 아니, 두 명의 영혼과 두 명의 인간

 

두 명의 수컷과 두 명의 여성의 정신작용 들이 생각하는 것은 어느 술집에 들어갈까란 물음이었다

 

 

 

번화가를 걷다가 청년이 적극적으로 자신이 자주가는 큰 술집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 넷은 업타운 쪽으로 걷고 있었으므로 다운타운 끝 자락즈음에 있는 그 술집은 가까웠다

 

그러나 바로 눈앞 한 블럭 앞에 큰 속옷 가게가 있었고

 

여자들은 저기에 먼저가야겠다고 했다

 

청년과 나는 밖에서 서 있었고

 

여자들은 속옷을 골랐다

 

청년은 자신있게 시스루를 입은 여인의 속옷 사이즈를 짐작했다

 

놀랍게도 속옷의 치수가 아닌 정확한 가슴둘레를 센티미터 단위로 말했다

 

우연히 적극적인 친구가 걸려들어서 잘된일이라고 생각했으나 그 말을 듣고서는

 

조금은 그 청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자들이 속옷을 사서 나온다 다시 술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난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여성들이 속옷을 사는 것이 얼마나 남성에게 음란한 생각을 가중시킬지

 

이미 청년의 머릿속엔 행복한 순간들에 대한 기대로 꽉차있을 것이라는 것도

 

술집의 이름은 헤라클레스를 이상한 단어와 섞어 테라클래스인지 헤라플루토인지 란 곳으로

 

주인이 머리가 텅 빈 것을 감추려하는 사람일거라고 혼자 생각했다

 

크고 화려하게 장식된 곳 이었다

 

냅킨에 XX호텔이라고 씌여 있는 것을 보니 호텔에서 운영하는 곳일 것이다

 

몇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이런 술집은 쓸데없이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강만 강할 뿐

 

음식이나 술맛은 형편없는 경우가 많았다

 

라고 나는 생각하면서 청년이 자주 온다는 사실과 함께 머리의 생각을 정리했다

 

 

 

넷이 되어 걸어오는 내내 나는 내심 그녀와 청년이 함께 앉기를 바랐고

 

다시 한번 나와 어린 여자아이가 같이 앉게 되길 바랐다

 

바라던 일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역시나 이상하게 작은 소파에 둘둘 나란히 앉았는데

 

어린 여자아이와 내가 정자세로 앉으면 두 사람의 골반이 소파의 가로에 꼭 맞는 크기였다

 

나는 내 엉덩이가 커서 그런거라며 여자아이에게 크게 사과하면서

 

나의 누이도 내 엉덩이를 보고 놀린다고 저렴한 유머를 펼쳤다

 

아무도 웃지는 않았고

 

어린 여자아이만이 머쓱하게 웃으며

 

"옆으로 기대 앉으면 되요."

 

라고 말하며 착한 품성을 마음껏 뿜어 댔다

 

그녀에 비해 참 착한 아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나도 다리를 꼬고 앉아서 공간을 늘이는데에 한 몫했다

 

'무엇을 마실까'

 

란 생각보다는

 

무엇을 마시게 될까 란 생각에 머리가 아팠다

 

이미 모든 결정에서 그녀가 주도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세 명은 눈에 띄는 이유없이 그녀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었다

 

그녀는 역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소주에 맥주를 섞은 것을 마시자고 제안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되었다

 

나는 단념했고 그렇게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점부터

 

영화의 점프컷 처럼 시간을 건너뛰어

 

청년과 내가 이미 밝아진 거리를 걷고 있었다

 

나보다 나이가 적은 남자가 말을 놓으세요 라고 말하지 않는 것에대해 지극히 관대한데

 

이 친구는 나에게 그렇게 말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조금 들었다

 

그 청년은 여전히 밝고 만족스러운 목소리로

 

정말 즐거웠다며 말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모텔에 들어가서는 더욱 적극적이었어요

 미리 자신은 M이라고 말하면서 무엇을 해줄까라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리고 내가 명령하는 말투가 좋다고 계속 그렇게 말해달라고 했어요"

 

나는 불가피한 상상을 했다

 

그리고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이해하려하지 않으면서

 

조금은 이 청년의 말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업타운 쪽으로 잠시 걸어가다

 

청년은 가벼운 웃음과 함께 사라졌고

 

나는 터벅터벅 길을 걷다가 이유없이 몸을 씻고 싶어서

 

사람들이 많이 오가지 않는 공사를 하다만 빌딩앞에서 바지를 벗어 놓고

 

하체를 씻기 위해 화장실을 찾았다

 

한 블럭 안에 화장실이 있어서 얼른 씻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바지를 입기 위해 그 빌딩 앞으로 갔는데

 

이미 사람들이 조금 지나다니고 벗어놓은 내 검은색 팬츠는 조금 더러워져 있다

 

백 포켓에 넣어둔 지갑을 급히 확인하고

 

이미 누군가의 손때가 묻어있는 것을 직감한다

 

현금 만원짜리 두 장과 오천원짜리 세 장이 있었는데

 

만원 지폐 두 장만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의아함과 상실감이 느껴졌으나

 

단 몇 초내에 재물에 대한 마음을 다스려내고 뒤돌아 섰는데

 

백인 청년 셋이서 벽에 기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청년보다는 청소년이라고 해야 적합한 나이의 친구들이었다

 

이미 얘기 해 버려서 어떤 사건인지 난 알 수 없는 대화를 하며 낄낄대고 있었다

 

나는 내 생각이 그 치들이 웃는 이유가 길바닥에 바지를 벗어 놓고 어딘가에 가는 인간

 

때문일 것이다라는데 미치는 것을 막지 못하고 그들에게 조심 스럽게 말을 걸었다

 

“Did you guys see anyone getting through my pant's back pocket?"

 

가운데에 서 있는 장난꾸러기 같이 생긴 치가

 

'영어를 못 할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의 자신들의 대화내용을 들은 것이 아닐까'

 

란 애매한 표정을 잠시 짓다가 대답했다

 

“No we surely didn't"

 

'surely'의 어조에 셋을 눕혀볼까 잠깐 생각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고

 

나의 잘못이 명백함을 알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맨 왼쪽에 서 있는 치가 갑자기,

 

“Pity you, I ma give you this"

 

라고 이상하게 어른스러운 말투로 말하며 나에게 그림이 인쇄 되어 있는 테이블 냅킨을 내밀었다

 

그것은 애니메이션 전람회의 광고물이었고 전면에 인쇄된 그림은

 

애니메이션의 광고라기엔 이상하게 몬드리안의 그림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젠 사람들이 많이 오갔고

 

그 친구들의 시선으로

 

난 그 전람회가 내 등뒤의 공사중인줄 알았던 건물에서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건물은 반쯤 지어진 형태를 가진 현대적 건축물이었고 언뜻 보아도 볼만한 전시회임을 알 수 있어서

 

잠시 이 어린 청년들이 괜찮은 사람들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 때, 지나가던 여성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녀는 사실 내 옆에 얼마간 서 있었던 듯 했다

 

내가 그 테이블 냅킨을 들고 있는 것을 보며

 

그녀는 자신이 들고있는 팜플렛에서 특정한 애니메이션을 가리키고는

 

“ 이 만화 반전 있나요? 있다면 그 반전을 끝까지 눈치챌 수 없게 보려면 어떤 부분을 넘기고 봐야하죠?”

 

질문 자체만으로 누구도 답할 수 없는 문장이다

 

나는 당황하여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궁금한 표정을 하고 있는 세 청년들에게 무슨 대화였냐는 질문을 다시 들었다

 

그래서 나는 방금의 것이 얼마나 우스운 물음이었는지 가볍게 웃어보이며 설명 해 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두 명 정도의 행인들이 지나가다 곁에서 내 말을 듣고 있다

Lilac

역시 끽연은 비오는 날 높은 곳에서

 

그렇게 나는 지상 25미터에서 경숙씨의 라일락을 물었다

 

이 집도 언젠간 누군가에게 팔려 잠시 머물 곳으로 쓰이거나

 

허물어져 그렇게 돈을 좋아하는 인간이 생색낼 무언가가 되겠지만

 

당분간은 이 집이 팔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곳은 열 살 나의 순수하고 치열해서 맑았던 날들과

 

군인이었던 나와 지금의 내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머리가 띵한게 비틀거린다

 

 

메탄가스와 본드와 메스암페타민과 담배와 좀비가 두뇌를 섭취하는 것외엔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정액의 콜레스테롤이 모두 같은 얘기다

 

별로 상관없는 얘기지만

 

난 군대에서 휴대폰을 쓰기위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팠었지

 

 

2010년 5월 22일 토요일

성적인 이야기

를 자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 사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삶의 에너지의 대부분을

 

성적인 생각을 하는 데에 쓰고 있으나 - 기독교와 공자 등의 범세계적 사디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쉬쉬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므로 나는 성적인 생각은 매 순간 하고 있다

 

그러나 성적인 이야기는

 

왜곡하지 않을 만하다고 기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하며 살고 있다

 

 

아이폰 인터넷 테터링으로 고속 버스에서 바이오를 켜서 쓰고 있다

 

놀라우리만치 속도가 느리다

 

누군가는 날 자본주의 최전선의 노예로 볼 법도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으나,

 

가능한 기술은 다 써보고 뒤지는게

 

 

최근 생각이 좀 쌓여 있었으나, 오늘 전철에서 요즘은 흔한 백인남 한국녀 커플을 보고

 

이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성적 취향에 있어서

 

경주마처럼 뒤, 왼쪽 오른 쪽 못보고 앞만 보고 달리며 때리면 가는 저 흔한 치들

 

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생각하는데,

 

물론 그 치들도 나이쳐 먹고 꼬끄라져 앞으로 떡칠날이 얼마 안남았구나 생각들면

 

그때서야 눈 가리개를 떼어버릴테지만

 

단서가 많았다

 

단적으로 나는 시간(弑姦)과 이 백인남 동양녀 조합에 대해선 유독 고개를 설레설레

 

이것 참 답답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시간이야 반사회적 정신병자 취급 또는 재수 없으면 범죄자로 낙인 찍혀 다신 시간을 못하고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는 불운의 삶을 살 수 있지만,

 

비행기와 배가 욕망이란 바디로션을 바른 인간들을 열나게 실어나르고 있는 세상에

 

이런 Xenophobia! 꼰대! 라고 놀림 받을 만한 가치관이 무슨 말이냐

 

헌법재판관이 될 것도 아닌데 말야

 

더욱 나를 머리아프게 하는 것은, 도저히 합당한 근거를 논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물적 가치관이나 미래관 이데올로기 같은 것이야 누구에게 논할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하나 마나 자기 선택이지만,

 

그래도 공동체 안에 조용히 끼어 있는 인간으로서는 언제 어디서든

 

난 백인남자 동양여자 연인을 보면 안좋아

 

라고 말하자면 분명히 왜냐고 물어올 텐데 난 준비가 안되어 있다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내 손목부터 팔꿈치까지의 길이를 가진 새하얗고 물렁한 페니스가 작고 귀여운 버자이너로 억지로 들어가는 모습과 여자는 Oh, lord! 를 외치다가 Quentin Tarantino식 Like a Virgin 을 부르며 비명인지 환호인지 모를 소릴 내는 것을 상상하면 싫어"

 

 

"미친 새끼"

 

"상상 안하면 되잖아"

 

같은 별생각 없는 반응은 물론이고

 

"그럼 넌 백인 여자랑 자는거 싫으니?"

 

처럼 '평등'이란 관념에 대해 부수적으로 더 많은 논의를 필요로 하는 반응 까지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더이상 없다.

 

 

 

시간이야 평등의 관념을 개입시킬 필요도 없이 기본적인 남녀의 생식기 구조 때문에

 

누가 날 시간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겠지만

 

(아, 허지웅씨는 시간을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폴 세잔은 오래전부터 시간을 하고 싶은 억눌려 있는 욕망을 그림으로 분출하여

큐비즘의 아버지가 된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다

나는 나의 억눌려 있는 욕망을 어떻게 분출해야 할까)

 

이 문제만큼은 참 타협이 안된다

 

뭔가 반칙같은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큰 몸집의 형질은 남성이 갖는다

 

여성이 키 큰 남자를 좋아하는 한 인류는 남성이 클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작은 몸집의 형질은 여성이 갖는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더 많은 털을 가진 인간은 남성이다

 

인간이 사냥을 한 기간보다 긴 시간동안 지금처럼 사냥을 하지 않는한 남성이 털이 많을 것이다

 

비약이라 욕하더라도 더 많은 논거는 별론으로 하고

 

큰 몸집을 기준으로 인종간 비교하면 백인이 황인보다 몸집이 크다

 

털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백인이 황인보다 털이 많다

 

샘플을 지구의 모든 인간으로 놓고 테일을 무시하고 분포도를 그리면

 

두 문장은 굉장히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흑인과 기타 인종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얘기를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백인은 더 남성스럽고 (백인 여성도 마찬가지) 황인은 더 여성스럽다 (황인 남성도 마찬가지)

 

요컨대 가장 남성적인 백인 남자와 가장 여성적인 황인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참 자연스러운 것 같다는 말이다

 

 

 

중학교 때부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수도 없이 들어온 말이 남자답다는 말인데

 

백인에겐 단 한번 들어봤다. 그것도 수염을 길러서 그랬을 것과 겉치레로 그랬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속으로는 "you goatee"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아, 이제 이유를 알았다

 

이 정도면 당신도 알았겠지.

 

 

2010년 5월 20일 목요일

꿈 - 하나

그 친구가 이젠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렇다기 보다는 지금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꿈과 같은 기억뿐이다

 

 

누나는 반도를 들고 개울이라기엔 조금 큰 강가로 향했다

 

나와 어머니가 동행했고,

 

실제로 손재주가 없는 누나는 꿈에서는 손쉽게 반도질을 하여

 

수 십여마리의 물고기들을 낚았다

 

두 여자는 그 물고기를 들어 '빵이'같은 이름으로 불렀고

 

나는 그와 같이 생긴 물고기는 본 일이 없다

 

누나는 "이거 튀겨 먹으면 맛있다" 라고 했고

 

어머니는 "나는 여름에 빵이는 안 먹어" 라고 하셨다

 

금세 누나가 빵이를 튀겨 내었고,

 

맛은 기가 막혔다

 

그러나 산란기인지 알이 차 있었는데,

 

그 알은 잘 익지 않았었기 때문에

 

"누나, 좀 더 오래 튀겨야 겠어"

 

라고 하면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얼마나 잡았던 것인지

 

팔팔하게 살아 있는 '빵이'가 아직 20여 마리가 있었고

 

내가 그 것들을 집에 있는 큰 수족관에 넣었다

 

몇 시간이 지난 후,

 

그 '빵이'들이 그 새 산란을 하여,

 

백 여마리 정도 되어 보이는 새끼들이 헤엄쳐 다녔다

 

어미 빵이들은 죽어 있거나, 내가 보이게 힘이 없어 보였고

 

나는 떡밥이었는지 붕어 먹이 였는지 가루로 된 것을

 

수족관에 뿌렸다

 

'빵이'들은 미친듯이 달려들어 먹이를 먹다가

 

그 역동성이 가관이라 나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섰는데,

 

별안간 빵이 한 마리가 수족관에서 튀어나오는 것이다

 

나는 얼른 그 놈을 손으로 집어 다시 수족관에 넣었다

 

 

 

전화가 왔다

 

그 친구다

 

술에 취한 목소리, 이상한 말을 하고는 그냥 끊어지는 전화

 

어디일까

 

다시 전화를 한다

 

주변의 소음과 대강의 스케쥴을 떠올려 보고서

 

그 친구의 학교 건물임을 짐작하고 출발 했다

 

시끄러운 곳을 찾으니 어렵지 않게 그 친구를 찾을 수 있었고,

 

그녀를 부축 해 나오면서 나는 다시 듣기 싫은 말들을 들어야 했다

 

늦은 시간, 함께 자리에 남아있는 친구들은 모두 남자였고

 

그들이 술에 취해 나에게 한 마디씩 하는 것을 나는 견디기 싫었다

 

나쁜말은 아니었다

 

그저 그런 말들

 

듣는대로 말들을 그냥 지워 버리고,

 

나는 그 친구와 집으로 들어왔다

 

그 친구가 화장실에 가서 씻고 있는데

 

방에 어머니가 들어오셨다

 

"팔의 피부를 찢어야 하는데 잘 안된다"

 

"어머니, 그건 면도칼로 하셔야죠"

 

"그러니?"

 

"칼이 잘 들어가게 이 가루를 표면에 바른 후에..."

 

책상 서랍을 열어 가루와 면도칼을 꺼낸다

 

"이걸로 그으면 잘 그어지고 세균도 안들어가요"

 

"고맙다"

 

어머니가 방을 나가시고, 그녀가 비틀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온다

 

나는 잰걸음으로 수건을 가져와서 그녀 머리에 덥썩 올리고

 

머리의 물기를 빨아들였다

 

그녀가 침대에 털썩 주저앉고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슥슥 비벼서 말리고 있다

 

머리를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 수건으로 움켜 쥐어 부드럽게 말리고 있다

 

나는 이 순간이 좋다

 

풍성한 긴 머리 사이로

 

그녀의 이마가 보이고

 

코끝이 보이고

 

그녀가 마신 술이 소주라는걸 쉽게 알 수 있다

 

예쁘고 지친 그녀가 고개를 조금 들어 조금 풀린 눈을 내눈과 맞춘다

 

"우리 이제 그만하자."

 

나는 왈칵 쏟아져 나오는 엄청나게 큰 것을

 

참아내거나 고개를 숙이거나 할 겨를도 없이

 

고개를 든채로 그렇게 터트려 버렸다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구겨지는 얼굴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소리도 목구멍으로 나오지 못하는 울음으로

 

눈물을 흘리고 나서야 깨어났다

내 몸뚱아리

이제 다시 담배를 그만 피울까 한다

 

이틀 동안 하루에 한 개비씩 피웠네

 

흡연 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하루에 한 갑을 피우든, 두 갑을 피우든 간에

 

느낌 오는 담배는 한 두 개비란 걸

 

근데 하루에 한 개비를 피우면 이건 십중 팔구는 그 느낌있는 한 개비가 된다

 

 

일단, 내 몸 상태가 좆치 않고

 

(디씨 시계갤을 탐방 했더니 말투가 옮는다)

 

별로 재미도 없고

 

어제 아침에만 딱 한 개비 태우고 안 태웠더니 오늘 아침이 개운했다

 

 

3일간 두통이 있었다

 

담배때문임을 의심하여 타이레놀 650mg 두 알을 6시간 간격으로 한 알 씩 먹고

 

흡연 하지 않았더니 사라졌다

 

체중이 좀 줄었다

 

지방만 준 것이 아니라 근육량도 준 것 같다

 

중량운동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제는 등 근육이 너무 뭉쳐서 자다가 그만 깨어서

 

짜증이 나서 소릴 질렀다

 

식욕이 현저히 감소했고

 

성욕도 따라 현저히 감소했다

 

'내사랑 내곁에' 주인공이 된 거 같다

 

 

식욕과 성욕과 열정은 꼭 맞물려 있어서

 

잘만 관리하면 삶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

 

 

아, 그냥

 

자동차 공장이 가내 수공업 바구니 공장이 된듯

 

 

 

 

 

 

 

 

2010년 5월 17일 월요일

토요일, 산행

정화가 필요했다

 

몸도 마음도

 

생각해 보면 상당히 오랜만에 오르는 산이다

 

언덕 말고 산책로 말고 산이란 곳을 오르는 것은,

 

기억을 더듬는데에 오래 걸려

 

마음에게 물어보니 1년도 넘었다고 한다

 

서울 또는 근교의 산을 찾다가 가장 가까워 발걸음이 간 곳은,

 

 

 

북악산

 

 

 

 

 

 

산행을 마음 먹었을 때의 산은 으레 내 머릿속에는 국립공원 수준이었다

 

서울 시내에서 그러한 의미의 산을 바라고 있었던 데에 무리가 있지만,

 

 

 

 

 

 

잘 정돈된 (이런 정돈된 계단길을 원한게 아니었다) 길을 따라 가장 높은 곳 가장 높은 곳

 

하면서 올랐지만..

 

 

스카이 웨이까지의 길은 표지판 그대로 '산책로' 였다

 

서울시 조망 명소인지 뭔지로 명명된 곳의 조망은

 

 

 

 

그래, 오전 9시부터 부랴부랴 하느라고 배낭에 카메라를 넣는 걸 깜빡했다

 

카메라가 아님을 감안 하더라도

 

볕은 좋았지만, 안개 인지 공해인지 모를 것으로 차단된 가시거리를 감안하더라도

 

조망 명소라기엔

 

산 밑자락에 키높이 깔창 몇개가 더 필요했다

 

가는 길, 오는길 모두 그저 길고 긴

 

도시가 산을 옭아매고 있는 듯한 길 때문에

 

역시..

 

 

'북악산은 좋은 차나 바이크를 타고 드라이브 하는 곳'

 

 

그 곳은 여전히 도시였다

 

 

 

 

 

 

 

 

 

그래서,

 

터벅터벅 정릉쪽으로 내려와

 

도토리 묵에 막걸리 한 잔 하고

 

Plan B

 

 

 

 

 

수락산

 

 

 

 

 

 

국립공원은 아니지만, 집에서 전철로 20분거리에 다시 버스를 타고 온 곳인데

 

여긴 산이었다

 

오전과는 공기부터 달랐다

 

수락산의 의미는 모르지만, 검색해 보지 않아도 水落山 일 것임이 틀림 없다

 

대부분이 바위로 이루어져서 중간 중간 보이는 산을 이루고 있는 맨둥맨둥 암석들 표면에

 

물이 타고 흘러내려간 자국들이 조개껍질마냥 부드러워 보기에 좋았다

 

카메라를 들고 올 것을 이라고 다시 생각했지만, 또

 

나름 바위산이라서 등산복을 차려입지 않고 오르기 수월하진 않지만,

 

언제고 가끔 오를 수 있는 산이기 때문에

 

또는 산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기 때문에

 

'카메라 카메라'하면서 마음을 쓸 일은 없었다

 

중간에 조용한 산사가 자리하여 있어 별당같은 곳에서 잠시 바나나를 섭취하고 있는 중

 

다람쥐 친구도 만났다

 

 

이걸 찍으려 몇 번이나 살금살금 해야했던지 모르겠다

 

지난 주 아이폰 카메라로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HD 해상도와 줌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을 왜 안받았을까

 

아마 더 큰 해상도를 가능하게 해준단게 못 믿어웠단 이유였던가

 

이젠 배터리도 간당간당한다

 

 

 

 

산을 자주 오르는 사람은 알 것이다

 

산을 오르면 그 산에 대한 느낌이 있다는걸,

 

마치 그 산이 어떤 사람인냥, 인상이 있다.

 

한 발 한 발 밟아 오르면서 그 산을 알아가며 정상에 오르는 과정을 생각하면 말이다.

 

수락산은 등산로가 정상의 해발고도에 비해 짧은 편이다.

 

그래서 손으로 바위를 짚어 올라야 할 만큼 큰 경사도 있고

 

체력만 좋으면 단시간에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여름철에 많은 비가 미끄려져 내려온 길을 거슬러 오르는 느낌이 든다

 

 

 

 

산을 자주 오르지는 않지만,

 

산에 오를 때 마다 드는 생각들이 있다

 

산행 그 자체가 인생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과

 

배우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꼭 산행을 함께 해 보라는 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두 생각은 같은 맥락이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산행은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앞 사람이 손을 내밀어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줄 수는 있어도

 

정상까지 제 힘으로 오르는 것이 온전한 모습이다

 

조용히 오르며 생각하여 한 발 한 발을 어떤 곳에 둘지 결정한다

 

발을 잘못 디디면 미끄러질 수도 있고 발을 계속 잘못 디디면 더 힘들게 오르게 된다

 

오르기 어려운 부분에서는 주변을 볼 새도 없이 집중하고 조심해야 하지만,

 

평탄한 길에서는 주변을 둘러보고 쉬이 걸을 수 있다

 

오르다 보면 내려오는 사람이 있고 그들에게

 

정상이 얼마나 남았습니까?

 

정상까지는 어렵습니까?

 

물어보면 다들 대답이 다르다

 

전체적으로 큰 산을 오르는 것이지만, 중간 중간 급경사와 평지가 있다

 

내려가고 싶을 때도 있다

 

어려운 산일수록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언젠가 내려와야 하지만, 그 시점은 스스로 결정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올라서...

 

 

 

 

 

 

배터리가 다 되었다

 

 

 

 

 

 

 

2010년 5월 14일 금요일

나,

 

유튜브에서 Frederique Constant로 검색하여 표류하다

 

Tourbilion까지 다다르고

 

급기야 Montblanc의 Metamorphosis 한정판을 보고서 감탄하다

 

짱큐에서 음란한 단어를 치고

 

빠른 시간을 보내다

 

'남자는 역시 능력이야' 란 친구의 말을 생각하며

 

냉장고에서 레페브라운 한 병을 꺼냈다

 

1분도 안되어 꿀꺽꿀꺽 하는 것을 보니

 

오늘은 안되지

 

하며 얼른 버지니아 슬림 골드를 한 개비 꼬나물고

 

화장실에 간다

 

허지웅의 대한민국 표류기를 들춰보다

 

'자살'

 

을 보고 조용한 내 방에서 큰 웃음을 터트린다

 

언니네 이발관의 '산들산들'을 들으며 몸을 세척하는데

 

방금 내가 왜 웃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청년이 3년간 사랑하던, 몸에 콩알 처럼 박혀 있어서 뜯어낼 수 없는 사람을 잊지 못해

 

자살사이트에서 알약을 구매해 자살기도를 하다 실패하는 이야기가

 

뭐가 웃긴지 도저히 설명을 할 수 없다

 

아무도 나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며

 

이상한 안도감을 느낀후

 

잊기로 한다

 

 

욕실을 나와 스스로 깨끗하다는 생각을 하고

 

토너를 쳐 바르고

 

알량하게 키엘의 울트라 페이셜 크림을 쳐 바른다

 

컴퓨터를 켠다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다

 

포스팅하려고 찍어놓은 사진들을 뒤로하고

 

글로 풀어낸다

 

나는 지금

 

'나는 당신이 나의 포스팅을 보고 한 번은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할 만한 상태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얇은 연기로는 내가 나를 더 좋아하게 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의 사적 공간에 들어온 다는 것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의 말을 듣는 다는 것,

 

비록 그가 이해해 달라고 구걸할 지라도 들어준다는 것,

 

답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세계를 인정한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다.

 

 

 

별안간 드물게 떠오르는

 

'나 또한 이렇게 표류하다 쓰레기로 판명날지 몰라'

 

라는 두려움에 잠시 휩싸였다가

 

쓰레기가 되려면 조금은 덜 멍청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아름답게 움직이는 기계식 시계를 갖기 위해

 

그동안 좋은 친구로 있었던 쿼츠 시계 몇 개와 쓰지않는 HDTV수신 안테나와

 

이어폰과 지갑과 자전거 싯포스트와 스템을 팔기위해 싱크대에 올려 놓았다

 

 

 

내가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공표하는 것은 왜이리도 어려운 것일까

2010년 5월 7일 금요일

새로운 귀걸이 영입

 

 

어떤 이는 내가 귀를 뚫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며 몇번이고 귀걸이를 해보라 한다.

 

어떤 이는 내가 아니라 그 어떤 남자라도 귀를 뚫으면 싫다며 너도 하지 말라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몰라

 

나는 이어폰을 샀다.

 

 

 

 

 

 

 

BOSE Mobile In-ear Headset

 

그렇다.

 

당신이 Seeko 좀 들락거렸다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리시버거나

 

이게 어떻길래 호불호가 그렇게 갈리는 거야

 

둘 중 하나의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그 중 후자에 해당하는 이의 의문을 위해서 간지나게 설명이 들어가겠다.

 

 

이어폰 영입 때문에 고민을 무지 많이 했다. 아이폰에 쓰려니 마이크가 있어야 했고

 

가격은 나같은 겁쟁이에게 이번 달 밥은 마음껏 먹을 수 있게 허락해주는 수준이어야 했다

 

더블 드라이버 또는 트리플 드라이버 이어폰이 갖고 싶었지만, 난

 

겁쟁이 였다.

 

 

HIGH FIDELITY 가 아니다.

 

 

이게 Seeko에서 저평가 받는 가장 큰 이유이다. 그래. 이상적인 음향기기의 지향점은 hi-fi 맞다.

 

BOSE박사가 들으면 뭐라 대답할 지 모르겠지만, 음이 정말 많이 꾸며져 나온다.

 

모든 곡이 기본적으로 베이스 드럼이나 콘트라베이스, 킥드럼 등이 가장 앞쪽에 깔려있다.

 

귀에 가장 먼저 와 닿고 가장 오래 지속되어서 공간감을 느끼게 해 준다.

 

(원래 공연장의 라이브도 파장이 긴 저음이 늦게까지 살아남고 느려서 실내 벽들에 부딪혀

 오는 소리까지 귀에 남아들어와 공간감이 나는 거잖아. 그 느낌은 정말 잘 살린다)

 

역시 그만큼 고음이 죽는데

 

이게 기본적으로 여자 보컬

 

(Corinne Bailey Rae 라든지 Shania Twain이라든지 목소리 굵은 여자는 그래도 양호하게 나온다)

 

이 탁트인 고음을 낼 때 감흥이 없게 만든다.

 

게다가 바로 이 리시버를 2만원정도 손해보더라도 받은 오늘 즉시 팔아버리고 싶게 만든 점은,

 

Nujabes의 곡을 지 맘대로 뿜어낸다.

 

(얘기하는 기준은 모두 스피커에 있지, 다른 리시버에 있는게 아님)

 

곡별로 상이한데,

 

특정 음역대의 신디 소릴 전면 무시하고

 

"이 소리가 뭐 중요하겠어? 들어봐 내 생각은 이래. 좋지?"

 

아... 비호감이다.

 

너무 심하다. Modal Soul앨범의 Thank You(Feat.Apani B) 이 곡인데, 드럼이 제일 가까이 있고

 

드럼소리마저 엄청 탁하고 여자 보컬 열심히 랩하는데 다 뭍히고 스피커로는 굉장히 부각되어서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할 신디소리가

 

이게 들리는건지 아니면 내가 평소에 듣던 다른 노래랑 섞여서 내가 상상해 낸 것인지 모르겠다

 

 

 

저음 괴물 맞다.

 

듣다 보면 곡에 따라 좀 부담 스러울 정도다.

 

이 리시버를 살 때에는 왜 그렇게 사람들은 er-4같은 재미없는 소릴 좋아하는 걸까

 

나는 이런 소릴 좋아해 (사실은 돈이 없어) 하며 이 In-ear를 교모문고에서 처음 청음 해 봤을 때

 

이건 신세계

 

하며 황홀했던 순간이 구매하는데 크게 작용했다.

 

 

그 이유를 이젠 나도 당신도 알 수 있다.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 BOSE청음은 내장 된 곡으로만 가능하다.

 

이 리시버가 안죽이고 잘 낼 수 있는 음역대만 모아서 장점인 공간감을 부각시키고

 

마치 다른 음악도 이렇게 들려줄 것 처럼 남자 보컬이 들어간 Alternative 곡 등을 들려주는 것

 

나같이 모든 장르를 다 듣는 사람에겐 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중에 가장 안 듣는게 Alternative Rock 인데.

 

어떤이는 힙합에 최고라고 하는데 베이스가 클럽수준이다. 좀 부담스럽다.

 

 

지금 계속 듣고 있는데,

 

모든 노래 임의재생 해 놓으니까 들을만하다.

 

다음 노랠 얼마나 재편집해서 뿜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집에 있던 샘슝 오디오 House 음장 켠 느낌

 

오래된 기억이 떠오르는 군

 

 

 

듀얼 드라이버 사고 싶다.............

 

아... 이렇게 제 멋대로인 놈을 받아들이느냐 이번주 안에 처분 하느냐...

 

 

이래서 호불호가 갈리는 거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착한게 아니라

 

어떤 이에겐 정말 성격이 각졌고 어떤 이에겐 또 상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