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14일 금요일

나,

 

유튜브에서 Frederique Constant로 검색하여 표류하다

 

Tourbilion까지 다다르고

 

급기야 Montblanc의 Metamorphosis 한정판을 보고서 감탄하다

 

짱큐에서 음란한 단어를 치고

 

빠른 시간을 보내다

 

'남자는 역시 능력이야' 란 친구의 말을 생각하며

 

냉장고에서 레페브라운 한 병을 꺼냈다

 

1분도 안되어 꿀꺽꿀꺽 하는 것을 보니

 

오늘은 안되지

 

하며 얼른 버지니아 슬림 골드를 한 개비 꼬나물고

 

화장실에 간다

 

허지웅의 대한민국 표류기를 들춰보다

 

'자살'

 

을 보고 조용한 내 방에서 큰 웃음을 터트린다

 

언니네 이발관의 '산들산들'을 들으며 몸을 세척하는데

 

방금 내가 왜 웃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청년이 3년간 사랑하던, 몸에 콩알 처럼 박혀 있어서 뜯어낼 수 없는 사람을 잊지 못해

 

자살사이트에서 알약을 구매해 자살기도를 하다 실패하는 이야기가

 

뭐가 웃긴지 도저히 설명을 할 수 없다

 

아무도 나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며

 

이상한 안도감을 느낀후

 

잊기로 한다

 

 

욕실을 나와 스스로 깨끗하다는 생각을 하고

 

토너를 쳐 바르고

 

알량하게 키엘의 울트라 페이셜 크림을 쳐 바른다

 

컴퓨터를 켠다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다

 

포스팅하려고 찍어놓은 사진들을 뒤로하고

 

글로 풀어낸다

 

나는 지금

 

'나는 당신이 나의 포스팅을 보고 한 번은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할 만한 상태가 아니다

 

그리고 그런 얇은 연기로는 내가 나를 더 좋아하게 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의 사적 공간에 들어온 다는 것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의 말을 듣는 다는 것,

 

비록 그가 이해해 달라고 구걸할 지라도 들어준다는 것,

 

답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세계를 인정한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다.

 

 

 

별안간 드물게 떠오르는

 

'나 또한 이렇게 표류하다 쓰레기로 판명날지 몰라'

 

라는 두려움에 잠시 휩싸였다가

 

쓰레기가 되려면 조금은 덜 멍청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아름답게 움직이는 기계식 시계를 갖기 위해

 

그동안 좋은 친구로 있었던 쿼츠 시계 몇 개와 쓰지않는 HDTV수신 안테나와

 

이어폰과 지갑과 자전거 싯포스트와 스템을 팔기위해 싱크대에 올려 놓았다

 

 

 

내가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공표하는 것은 왜이리도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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