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9일 일요일

나꼼수 콘서트 I

  김조선은 나 꼼수 콘서트 예매에 성공한다. 콘서트 예매란건 해 본 적도 주변에 하는 친구놈도 없는 그는 동방신기 콘서트가 매진되는 광경에 빗대어지는 그 거사를 10분에 걸친 새로고침을 하는 집념 하나로 운좋게 서민석을 그것도 앞에서 네번째 줄 가운데 자리 두 개를 겟.

  주변에 나꼼수 듣는 사람은 많은데 다 남자라 그 중 한 명에게 깨끗하지도 못하게 시혜적인 손길을 뻗어 냄새나는 수컷놈과 거기서 웃고 있을 생각을 하니, 그는 앞이 캄캄했다. 이렇게 운좋은 적도 일생 통털어 두 번정도 인데, 그 중 하나는 초 1때 초코파이 먹고 응모해서 미니 RC카 받은게 전부다. 이런 호기를 일상으로 돌리기엔 너무 아깝다. 그는 고민했다.

  이런 티켓을 미끼로 여자 구걸하는거 씨바 완벽한 찌질인증인데, 너무나 외로운 나머지란 깃발을 밧들고 그는 당당히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 홈페이지게 가입한다. 염치 불구 나이까고 대놓고 같이 갈 사람을 구한다. 사람중에 여자만 구한다. 온라인에 오크 우글거리는거, 거울을 보면 딱히 비난할 수도 없는건데 어디서 배운건지 하면 된다. 안되면 말고. 씨바. 정신으로 그렇게 이메일 주소를 남기고 한 시간마다 메일을 확인하던, 그런 날들이 삼일 째.

  그렇게 메일이 왔다! 이멜 주소가 vermouth***@ddanzis.com인걸 보니 뭔가 향기로운게 느껴지는게 벌써 코가 벌렁거리고 꼬추가 꿈틀꿈틀한다. 수 십번 확인했던 메일인데 막상 오니까 담담한 표정으로 바로 눌러 확인. 이히힝.


 "나 꼼수 같이 가요 ^^* 나이도 제가 두 살 어리고 저도 꼭 가고 싶었는데 예매를 못해서 계속 아쉬워하고 있었어요 ㅠㅠ 메일 보내시는 분 많을 것 같아요 힝 ㅠㅠ 저 뽑아주세요 ㅠㅠ"


  그는 갑자기 이걸 미니 RC카의 행운과 비교했던걸 취소하고 자랑스런 수컷의 웃음을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그리고 일단, 메일은 졸라 왔으나 당신이 따뜻한 말투가 기억에 남아 초이스 했단걸 어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획을 짜길 시작한다. 일단 공연날 처음 만나면 말도 못 섞고 공연만 보고 이 여자 먹튀할 수도 있단 가능성을 염두에 둔 그는, 일단 공연날인 30일 전날 식사를 한 번 하는게 좋겠다고 판단하고,


 "반갑습니다. vermouth 님! 메일은 많이 왔는데 님께서 7번째로 메일을 주셔서 뭔가 행운이 있을것 같아서 연락 드립니다. 그리고 공연날 처음 만나면 좀 어색할것 같은데, 이번 주 금요일 저녁때 저녁 같이 드실 시간 되세요?"


  아, 이거 누가봐도 공손하며 적당히 예의바르고 적당히 쿨한 남자의 워딩이 아닐 수 없다라고 스스로 감탄하며 메일 보내기를 누른 김조선은 최근 정발된 럭희스트라이크를 한 대 꼬나물고 만족스러운 흡연을 마치는데, 이메일 푸시 알람이 온다!


 "꺄아~~~!! 고맙습니다!! 와 친구들한테 자랑해야겠어요! *^^* 토요일에 피티 면접이 있어서 금요일에 준비하려고 했는데 그냥 친구한테 맡겼어요! 금요일에 뵈요. 장소는.. 아! 근데 어디 사세요?? ^^?"


아, 이 귀여움, 적극성. 피티 면접이 뭔진 모르겠지만, 대학생이나 취준생인가 보네. 상큼하다. 아 상큼해. 나는 메일 답장 좀 텀을 줘야지. 하!하!하! 라고 생각하고 김조선은 신나게 아이패드를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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