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3일 월요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대중 교통으로 한시간 이십분, 5분의 진료가 끝나고 보니 점심때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떠도는데 가고 싶던 하이퍼텍나다에서 12:30에 코파카바나라는 영화를 튼다. 그냥 보고싶다. 쿠바의 해변. 재즈넘버로도 많이 쓰이는 그곳이 카메라에 담겨있을테니 그것만으로 보고싶다. 오늘 보트슈즈도 신었고 별상관없지만. 버스를 타지만 영화 시작전까지 닿을 수 있을지 모른다. 폰으로 계산해볼수도 있지만 관둔다. 배가 가렵다. 가려운건 나쁜신호가 아니라고 의사선생이 그랬다. 이미 식사는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오히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뛰어가면 잎부분을 놓치지 않는 시간이다. 내려서 늦으면 뭐라도 먹고 귀가하지란 헐렁한 생각으로 내려서 걷는데 이미 영화시작 시간. 요기할 곳을 둘러보다 큰길에 즐비하게 늘어선 '확실한 맛'들에 식욕을 포함한 호기심이 가라앉고 결국 편의를 봐주는 가게로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수술한 뒤로 아주 꼬르륵 배가 고팠던 적이 없는데 물론 끼니를 거르는건 장건강에 안좋다는걸 알지만 이번에는 억지로 먹지 말자 생각하여 주스하나 집어서 나온다.

나오는 길에 평범한 옷차림의 아가씨 둘이 지나간다. 가까이 지나가서 들린말은,
"그럼 차라리 스물셋까지 여럿 사귀고 그 뒤로•••"

(번뜩)아! 저렇게 대단한 계획이!
병원을 나와 구름처럼 떠다니는 백수 귀에 저런 프랭클린도 놀라고 갈 계획이들려오다니.
처음엔 사랑을 계획하는 경솔한 인격이라 치부. 그건 내 전제인 사랑은 불가항력적이란 명제때문인걸 파악. 내기준이니 사랑을 시작부터끝까지 통제 가능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 그런 계획적인 삶에 대한 동경이 나에게도 있었음을 생각했다.

나의 iPhone에서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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