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골드클래스에서 본 것은 잘못이었어
예쁘장한 아가씨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무릎을 꿇은 채 스파클링 와인을 서빙했고
가소롭게도 까나페와 함께 코 때문에 고갤 들어야 하는 입구가 좁은 샴페인 잔을 기울이다가
영화가 시작되면서 극도의 이질감이 느껴졌지
사실 리뷰란걸 쓸 겨를도 없고 생각도 없었어
근데 허지웅씨가 한겨례에 기고한 리뷰를 보고 조금 용기가 났지
그 전에 리뷰를 쓸 생각이 없었던건,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야
아, 영화는 아무래도 좋은데 말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잔인함의 정도는 좀 좁은 것 같아
잔인함 때문에, 곤두선 나의 감각들 때문에
영화를 잘 읽을 수 없었어
그러나, 허지웅의 리뷰를 보고 조금 정신을 차렸지
'아, 그런 의미가 있었지.'
라고 말이야.
중국 로케 부분의 연출은 참 오그라들정도로 별로였어
아,
스포일러 있습니다
그런데, 협조가 훨씬 어려웠을 것을 감안하고 중국로케 부분을 많이 넣은 것은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 구남이가 조선족이란 설정은 훨씬 간편하게 할 수 있었을 테니까 말야
응, 뒤돌아보면 Establishing shot은 중국로케에서 두드려졌거든
구남이란 인간을 설정하고, 그 밑바닥에 삶의 저변에 깔린 최소한의 절박함
그걸 보여주기 위해 영화 중후반부에 있는 긴장감있는 테이크들과는 달리,
총 4부 중 1부에서는 전혀 다른 느린연출이 있지. 매스터샷도 많이 있고
카메라 핸드헬드로 방안 곳곳을 비추는 등 그런 자본주의의 화려함을 씻어내주기 위한
장면들이지.
아, 나홍진씨가 표현하고자 했던것이 이해는 가.
그러나 반드시 그렇게 표현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이 들어.
누구나 표현방식에 대한 주관은 있는것이고 그것은 뚜렷할수록 좋은 것이지만,
적어도 대중의 취향에 맞아떨어지기는 힘든것 같군.
그 문제와는 별개로 말야,
반대로 좀 두둔하자면, 이런 주제를 중심내용으로 다룬 영화가.. 많지는 않은것 같아
갑자기 떠오르는건, 멜깁슨의 아포칼립토가 있지.
아! 굉장히 비슷한 점이 많아.
황해-아포칼립토
시간있으면 이 두 영화를 함께 감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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