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들의 문화를 겉핥기로 아는 탓도 있겠지만,
우리나라만큼 부모와 자식 간의 끈이 질긴 나라도 드문 것 같다.
뱃속으로부터 나와서 살고 있어도
캥거루 처럼 아직 주머니에 들어간 채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일 때도 있다.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인류 보편적인 자손 번식과 번영의 의지는 다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수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질긴 것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는 얼마나 하드코어 했던가.
'착한 사마리아인'의 논리 처럼, 그렇게 해서 자식이 최대한 보호받아 강해질대로 강해진 후
너른 벌판에 던져지게 되고 잠재력을 마음껏 펼치게 되는 것이면 좋겠지만,
이 '강해진다는 것' 이 혼자되는 외로움을 돌보는 힘도 포함한 다는 것이 문제다.
물론 외로움 앞에서 무력한건 인간이면 어느 지역, 어느 문화에서나 다 같을 것이다.
언제나 인용하듯이, 로빈슨 크루소는 윌슨이 없었다면 자살했을 것이다.
다만, 외로움을 돌보는 방법에 있어서 나, 이 한 몸뚱아리에 달린 눈알은 우리나라에서
다른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방법을 택하는 사람을 여럿 관찰하였다.
그리고 상호적인 사랑에 빠진 경우, 그 대상은 연인이 될 확률이 크다.
상호적이지 않은 사랑에 빠진 경우, 그 대상은 가족이거나 담배나 술이다.
특히 연인 사이에서는 부분적으로나마 남자친구에게서 아빠의,
여자친구에게서 엄마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실제 부모에 대한 기대도 낮추어 지질 않아, 성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이 했다면
아무렇지 않은 말들을 어머니 또는 아버지가 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낳고 길러준 사람이 아닌 이에게 기대를 걸고
그에 부응하여 주길 바라는 일은 얼마나 허황된 일인가
그저 서로를 염려해 주는 정도로 만족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Discovery Channel에서 Man vs. Wild를 진행했던 Bear Grylls는,
영국 특수전부대 복무 당시 야전에서 근무하면서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나는 전역한지 2년 반 정도 되었지만, 아직도 군대 꿈을 꾸곤 한다.
악몽이라면 더 한 악몽이 많아 괴롭지는 않으나 스스로가 안쓰럽다.
누적 10회 정도 되는 것 같으니, 어지간히 군대가 싫었나보다.
군대가 싫었던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유의 박탈이겠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을 강화한 것은 몸이 너무 편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특수전사령부에서 근무했다면 지금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정신적으로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위에 언급한 인간과 자연의 대결은 사막, 무인도, 활화산, 밀림, 빙하지형 등 극한의 환경에서
조난을 당했을 때 생명을 유지하고 가능한 빨리 인문환경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현실적으로 모험 중 길을 잃거나, 항공기가 추락하거나, 배가 난파되거나 할 경우에나
도움이 될만한 시나리오인데,
지난주까지 모든 에피소드를 다 봤다.
촬영팀이 따라 붙지만, 화면에는 항상 베어그릴스 혼자 있고,
밤에는 촬영팀은 따로 캠핑을 하거나 도시로 돌아가는 것 처럼 보였다.
실제로는 여러명이 함께 조난을 당할 경우가 더 많을 것 같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동하기 위해 태양을 이용하거나, 별자리를 이용하거나, 식물이나 지형을 활용하여
방향을 파악하고 여정을 결정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몸이 얼마나 탈수되어 있는지 스스로 체크하여
코끼리 똥을 짜서 마실 것인지, 안 마시고 죽을 것인지 결정해야하고
뗏목을 만들어 급류를 타고 이동하려 했는데 뗏목이 금세 부서졌을 때
다시 힘내서 뗏목을 만들든지 걸어가든지 스스로를 북돋아야 하는 것도 자신이다.
대부분의 지형에서 이동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는 오전이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벌레든 뭐든 먹고 출발해야 한다.
영양분 섭취가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불을 피우는 것은 체온유지, 야생동물들로 부터의 보호, 요리의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기를 올리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부싯돌이 없으면 숙련된 베어 그릴스도 수십분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그는 불을 '만들 때' 언제든지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돌아보면, 혼자 지내는 시간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나 스스로와 오롯이 대면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나도 라이터나 부싯돌 없이, 불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나 스스로와 대면하는 일 굉장히 궁금하네 내가 어떤상태로 나를 바라보고 어디까지 나를 파악할 수 있을지.
답글삭제배낭을 메고 홀로 떠돌아 보면 나를 대면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 싶어서 홀로 배낭여행을 가는 것을 꿈꾸고 있는데 나를 대면하기 전에 겁부터 먹어버리는 이것도 나 자신인게지?
일견 겁먹은 것도 자신이겠지만, '나' 이외의 여러가지들을 생각하느라 겁먹은거라면 그 안에 처음에 떠날 생각을 품었던 용기있는 자신도 있을거네
답글삭제우왓!! 떠나고 싶다!
할 수 있을 때 하라.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그래 마음이 동! 하였을 때 바로 떠나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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