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코는 왼손잡이이다. 처음 그녀의 옆 보습을 보았을 때,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시선을 돌려 안 보는 척 하다가 다시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가 왼손 잡이란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도 왼손잡이라고 하면서 말을 걸었다. 그녀가 웃는 모습은 천사 같았다. 꽃이 피는 것 같은 C 모양의 웃음을 웃는 그녀의 하얀 이에 붙어 있는 브레이스는 그녀를 더욱 예쁘게 보이게 했다. 그녀는 나보다 다섯 살이나 어리지만, 나는 그녀에게 무엇이든 달라고 졸라댔다. 나는 그녀에게 이것 저것을 물어봤고, 그녀는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녀는 혈액형과 성격이 연관 있을 거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나도 동조했다. 그리고 나는 B형이라고 말했고, 그녀도 스스로를 B형이라고 말했다. 외동딸같아 보인다고 했더니 언니와 동생이 있다고 했다.
미도리는 아주 밝은 사람이다. 내가 밝은 사람이 좋다고 말하자, 그녀는 대답 없이 계속 웃기만 했다. 그녀는 얼마 전 가족여행을 갔다왔다. 그녀는 내 앞에서 친 언니와 통화를 했는데 아주 가까운 친구같았다. 동생이 얼마 전 수능시험을 봤다. 화목한 가정에서 밝게 자란 예쁜 사람은 나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그만두었다. 다른 사람들이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대부분 B형이라고 짐작하지만, 사실 그녀는 O형이라고 얘기했다. 그녀는 무지개처럼 많은 색깔을 가지고 있었고, 그 색깔들 각각은 매우 선명하게 빛났다. 그녀의 걸음걸이에서 자신감을 느꼈고, 지금은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말도 안될정도로 만화에나 나오는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를 두 번째 만난 후, 그녀의 존재를 안지 일주일 밖에 안되었지만, 나는 그녀에게 보고싶다는 문자를 남겼다. 대답은 없었다. 드물게 색조화장을 오렌지 톤으로 했는데, 오렌지 톤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레이코는 플룻을 연주한다. 연주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그녀는 나에게 플룻을 들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돌아오는 대답에 나는 항상 웃고 있었다. 어떤 말에도 귀엽고 예쁜 말이 돌아왔다.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노래를 듣는 듯 예쁜 소리가 들려와서 내가 사이렌에게 홀린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를 처음 만난 날, 그녀와 키스를 했다. 다행히도 잠은 자지 않았다. 파란 달빛에 비친 하얀 피부와 호접같은 동그란 눈썹이 아름다웠다. 애교가 많은 그녀는 생각 외로 맏이였다. 동생이 이번에 대학생이 된다고 했다. 그녀는 O형이다.
와타나베는 알파벳 B와 O를 외우지 못했다. 희미한 기억 때문에 혼란을 겪었고 이제는 영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 그가 기억하는 것은 자신에게 누나가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세상에는 이렇게나 아름다운 여인이 많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잠자리에 드는 밤도 있었고, 모든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 있는 대상은 있을 수 없다고 회의하며 잠 못드는 밤도 있었다. 간주관성을 부정하려고 이런 저런 궤변을 꾸며 보았다. 그러다 문득 거울을 봤는데 거울은 정말로 못생긴 살덩이를 비추고 있었다. 주먹을 들어 거울을 깨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아플것 같기도 하고, 거울을 새로 다는데 얼마나 드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방황하던 와타나베는 칸트와 고야의 삶을 생각하다가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 모양 이 꼴의 와타나베가 결혼하긴 글렀다는 결론에.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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