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0일 월요일

김기덕 감독의 뉴스와 그의 편지

오늘 김기덕 감독이 언론에 편지를 공개했어


최근 자신이 폐인의 생활을 하고 있다, 그 원인은 장훈 감독의 배신이다 등의 기사가

대중의 술안주가 되자, 이를 정리하는 의미의 편지였는데

나는 조금 놀랐어

그의 영화를 좋아해 좇아서 본 것은 아니지만, 영화로부터 간접적으로 나타나는 연출
자의

느낌이란 것과 읽어본 편지와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야.

많은 사람들이 그럴 거라 생각하는데, 나는 그의 영화가 무서웠어.

각본의 내용은 괜찮아. 이야기 자체가 무서운 것이라면 난 오히려 인간대 인간이 서로

기만하고 배신하는 이야기가 더 무서워.

그치만 내가 본 그의 영화에 나오는 각본 쓴 사람의 의식이 인물들은

여과될 것 없이 단순한 것 같았어.

허지웅형이 네크로필리아를 가장 순수한 사람이 하는 사랑이라 얘기했던 것이 생각나.

아, 내가 그의 영화에서 무서웠던 것은

비어있는 사운드, 비어있는 미장센 그리고 이상한 긴장감이 계속 있는 화면

포스터를 봐도 최근의 작품에서는 덜하지만, 악어부터 다 비어있잖아.

그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이 삶과 이 사회가 참 더럽고 나쁘다라는 생각을 훨씬 넘어

삶을 많은 것이 없거나 생략된 지옥으로 보는 것 같아 무서웠어.

그런데, 편지에서 활자로 자신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극도의 안정을 찾은 멋진 사람이
었어.

그리고 15편의 영화로 자신이 찍고 싶은 것은 다 찍었다는 말이 인상깊었지.

화려한 사람의 몰락을 보고싶어하거나 그것을 보며 안도감을 갖는 마음 이해할 것 같

정말 단순하게 간추려진 강도사건일지라도 실제 그 상황 안에서는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잖아? 강도의 범행동기부터 절취의 과정, 피해자의 대응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지

그런걸 알아가는 맛에 추리소설 읽는 거잖아.

그런걸 알아가다보면 용의자 5명 중 1명만 범인인데 종국엔 정말 작은 차이로 1명이
가려지지

다 읽고 뒤를 돌아보면 처음에 엄청 궁금했던 것 만큼 그 단 한 명의 범인이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지 않나? 5명 모두 굉장한 사연들이 있고 어쩔 때에는 범인 보다 더 질 나
쁜 놈도

있고 그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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