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4.의 일이다)
1년 전에는 아마 같은 날이거나 비슷한 날, 여의도 주변을 뛰고 있었던 것 같다.
올해는 나이키에서 직접 The Human Race를 하지 않고 한국 나이키에서 하길래
어차피 장사이지만 더 장사같아서 신청하지 않았다.
옷이 빨간색이 아니라서 신청 안한건 아니다.
마포대교를 달리고 서울 도심 그 널찍한 도로를 달리는 것은 상쾌하다.
그 것 만으로 가치 있지만, 웅크린 개구리와 같은 생활을 하는 나는,
'청춘 페스티벌'을 '택했다'. '혼자 가기로'

그냥 바람 쐬러 가야지 했다.
'하고 싶은걸 열정적으로 하라' 라고 말할것이 예상되었지만, 그래도 어준이 형이 행차하고,
하상백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혼자온 사람이 꽤 있겠지 했는데, 여긴 한국이고 그딴 건 없다.
아, 한국이 싫은게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지만) 뭐든 꼭 같이 해야하는 그런게 좀 불편하다.
뭐든 혼자 해 본 사람이라면 혼자할 때 좋은것, 같이 할 때 더 좋은 것이 있다는 걸 알텐데 말이다.
뭐든 괜히 혼자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제는 유행처럼 번진 '20대의 담론'
가장 어린 30대초반 요조부터, 60대인가 검색귀찮은 이순재씨까지 그들이 생각하는 청춘은?
in order of presence
*김어준*
프랑스 배낭여행 에서 가진돈을 다 털어 120만원의 휴고보스 수트를 사고 남은 2달간 노숙하다 삐끼하다
결국 주머니에 2천만원가량을 챙겨 귀국한 이야기는 신선하고 적절했다.
단순히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라라는 명제 뿐 아니라 인생을 즐기는데 필수적 본질적 요소인 역동성과
그걸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기지가 돋보이는 얘기였다.
정말 재밌는 인생이란 그 일과 같은 인생이 아닐까 한다.
강연을 준비하느라가 아니라 평소에 여기저기 얻어터지는 현재 겁쟁이 20대들과 소통하고 있는 유일한 연사다.
20대의 담론에서 가장 많이 일컬어 지는 '열정을 가지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라. 패기를 가져라' 라는 말을
크게 보면 같을 수 있지만, 그는 20대의 가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욕망과 1:1로 대면하라' 라고 '해주었다'.
80년대 후반 민주화, 8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한 대외, 대내 양면적 경제성장의 분위기 속에서
가정마다 한 두 명의 자녀가 일반적이었고 여자든 남자든 금이야 옥이야 키우기 시작한 지금 20대는,
아이의 웃음으로 순진한 삶을 살아오다 청소년기에 IMF구제금융이라는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좌절하는
부모를 바라보고 겁을 먹었고, 그 작은 가슴으로 성인이 되었으나 지키고 싸워야 할 민주화는 이미 가졌다고들 하고
공산당은 왠지 무시무시한 것이었고, 뭘해도 살만한 시대는 생각보다 빨리 지나서 주변을 둘러보며 먹고 살
궁리를 하는데 가까운 너도 쟤도 경쟁자라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바른 생각이라고 그렇게 조심조심 살았는데
어른들은 계속 뭐라고 한다. 눈치보지 말고 주체적으로 살라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드러나라고,
스페셜리스트가 되라고.
이건 김어준씨가 예로 든 조사결과와도 맞지 않는 반응이다.
나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포브스인가 어딘가에서 40-50대의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런데 의외로 그들은 20-30대 때 현재의 직종에 종사했던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수 많은 일들을 기웃거렸다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현재의 분야에서 5-10년 또는 그 이상 종사하며 우뚝섰다고 한다.
그들이 20-30대때 기웃거릴 수 있었을 그런 여유가 (경제적 뿐 아니라 마음의 여유도 말이다) 현재 20대에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20-30대에 호기심이 왕성한 그 시기에 뭐든 해보려면
일단 허드렛일을 해도 혼자 교육을 받고 숙식을 해결할 만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편돌이, 피돌이, 영화관 영사기를 돌리고 호텔에서 벨보이를 해도 150-200정도 벌어서
혼자 자취하고 학원이나 학교를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아, 장하준 교수가 신간을 발표했다 한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중,
"스웨덴의 버스기사와 인도의(개인적으론 아주 캄보디아를 얘기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버스기사의 한 달 임금은 50배 차이가 나는데, 이는 선진국의 제도화된 보호무역 주의 때문이다."
정말 적확한 지적이 아닌가 한다. 서비스는 인간이 제공하기에 국경을 넘기가 힘든데 이 마저 생각을 뒤집어 보면 왜 넘기 힘들어졌나 의문이 생긴다. 정말 온전한 자유라면 재화를 싸게 생산하는 나라에 공장을 짓고, 생산성이 높은 사람 또는 기업이 많은 임금/수익을 올리는 것이라면, 스웨덴의 버스기사가 인도의 버스기사에 비하여 50배로 운전을 잘하거나 50배의 인원을 버스에 태울수 있어야 하는것이 아닌가.
선진국에서 직업선택의 만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은 교육의 기회 뿐 아니라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여유롭게' 보장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어설프게 따라가려는 미국식 '노동시장 유연화'는 말도 안되게 왜곡되어있다. 기본적으로 직업에 대한 문화부터 정부의 역할 기업의 인사구조, 경력개발 경로 등 모든것이 다른 미국에서 노동시장유연화만 베껴온다. 이거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비슷한 동양문화권의 일본은 종신고용이 무기였는데 그를 부분적으로 포기하면서 경제위기가 더 심해졌다. 여기에도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좀 베끼려면 맞을 것만 골라서 베끼면 안될까.
또한 '마음의' 여유도 있어야지. 취직해라 결혼해라 그런 의무감따위는 개나줘버려 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 여유가 부모에대한 불효가 아니려면 20대 위의 기성세대가 20대에게 인생에는 프로토콜이 있다는 터무니 없는 조선시대의 가치관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자손을 재생산하고 교육시켜 후대를 잇는 일은 경제적이 아니라, 국제경쟁때문이 아니라 개체 존속또는 종족의 영속의 일부분으로서 그 중요성을 의심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의무감에 의하여서는 장기적으로 죽지못해 사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총체적인 문제를 통해 접근하지 않고 현재 20대의 소극적 태도만을 탓하는 역시 이 마녀사냥과 다를바없는
타켓팅에 정말 신물이난다.
일자리가 100개고 20대가 1000명인데, 어떻게 독창적이고 패기가 있을 수 있나
삭막한 경쟁으로도 900명의 낙오가 필연적인데 그렇지 않나
정말 음주 포스팅은 두서가 없어 문제다. 그렇지만 음주하지 않으면 용기가 안나는 나는 불구자인가.
의미있는 얘길 하기에는 너무 짧은 25분씩의 강연인데, 도입부에 김어준씨가
25초동안만 대통령 욕하고 시작할까요? 평소엔 25분정도 욕하고 강연을 시작하는 건데..
라고 하는데 뒤에 있는 발랄한 목소리의 청년이
"저기 바로 뒤에 국회있는데"
라고 했다......
그가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정부, 더 나아가 국가기관에 포함시켜서 국회와 같이 묶이는 존재로 본 것인지
또는 국회에서 실시간으로 대통령을 욕하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는 법안을 입법할 수 있다 생각한 것인지
혹시나 1990년초까지 대통령이 쥐고 있던 국회의원 공천권이 아직도 있다고 생각하여 대통령을 욕하면
국회의원 또는 당원들이 나와 욕한사람을 응징함으로써 공천권에 한 발짝 다가서려 할 것을 우려해서 인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근데 어떤 경우이든 가슴이 허해지기는 마찬가지 였다.
아,
*원희룡*
최고란 것을 확신하기 위해선 바닥을 보셈
*요조*
그 사람이 얘기하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앤디워홀의 연인.. 이었던 에디 세즈웍의 인생을 중심으로 다룬 영화 '팩토리걸'이 생각났다.
그녀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여신에 가까운 (이민정 여신 그런거 말고 goddess 말이다. 정신적인 존재)
죽음이 안타까운 사람인데,
그러한... 속커튼 같은 가녀림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말을 하다가 눈물을 흘렸는데, 마치 1:1로 대면하여 얘기하다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가까이서 우는 듯 했다.
존재를 흔들만한 사랑을 할 수 있는 드문 여성이어서 누구도 그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순재*
노트북으로 게임했다
*서경덕*
반응은 강요하는게 아니에요
*홍석천*
역시나 성적인 농담을 자연스럽고 매력있게 뿜어내는 남자다. 계속 좋은 모습 보여주길.
*유시민*
몇몇 사람들은 그를 가벼워보인다고 한다.
재밌는건 이상적인 사람일 수록 자신의 견해도 잘 바꾸는 것 같다. 난 그가 가벼워서 좋다.
나는 60세가 되어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라임색 팬티를 입고 춤을 춰줄거다.
그리고 그걸 자랑하고 다닐거다.
*하상백*
술이 덜 깨셨군요. 내추럴은 좋지만, 여긴 겁쟁이 3000명이 앉아있다구요.
나 같이 좋게 받아들일 사람은 몇 안될걸요.
*박명수*
대단한 입담으로 시작하여 10분간 웃음을 쉬지 못했다. 대단하다. 허세와 자신감이 반반 섞인 호통과 자신을 낮추어 청중을 띄워 웃기는 대립적 구도를 왔다갔다 대단한 연륜이 묻어나는 위트다.
15분 쯤 뒤부터 뭔가 교훈을 주려하기에 일어서서 전철을 탔다. 이거면 됐다.
제 각각의 사람들이 나와 30분 남짓 짧은 시간동안 다들 나름의 '충고'를 20대 에게 하는 그 모습이 재밌었다.
남은 날이 더 적은 나의 20대, 언제든지 이런 말씀이라면 듣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나로서는 별로 좋은 경험이 아니었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만, 나의 내 인생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고
변함없는 주체적인 나의 생각가지고 뭐라 하는 것 같은 기분 나쁨이 있었다.
주체적으로 살라고 안해도 난 주체적이고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해도 나의 능력과 내가 처한 환경을
고려하면 나는 최대한 주체적이다. 나는 내 인생을 살고 있다.
이제 다그침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겠어요
나는 잘 알고 있어요. 인생이 단 한번 뿐인 게임이고, 컴퓨터 게임과는 달리 리셋은 없어요.
유일하게 망각에 의존하여 지극히 부분적으로 다시시작 할 뿐이지요.
그 게임에서 쓴 맛이든 단 맛이든 그냥 울고싶은 삶의 무게든 감당할 계획을 미리 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단, 나는 그 순간 순간 마음을 다시 꼭 묶어 다시 허리를 세울 수 있게 각오하고 또 각오합니다.
그렇게 난 얼마간 주변을 돌아보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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