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이것이 내 안의 '자연 폭동'?

  인간의 승리는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인간에 의한 인간 지배로 귀결된다. 이를 개념화하기 위해 브라이슨은 우선 내적 자연과 외적 자연을 구별하고 후자를 다시 인간적 자연과 비인간적 자연으로 나눈다. 인간에 의한 자연 지배가 인간에 의한 인간 지배로 진행한다는 브라이슨의 명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먼저 인간에 의한 외적 자연 지배는 내적 자연에 대한 억업을 수반한다. 인간은 외적 자연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도구적 이성의 지배를 내면화하면서 자신의 내적 자연을 억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을 기계처럼 다루듯이 자기 자신도 도구적 이성에 의해 작동되는 기계처럼 다루어야 한다. 도구적 이성으로 무장한 자아가 자신의 내적 자연을 억압하는 것이다.
  내적 자연을 철저하게 억압함으로써 성공한 사람이 이제는 그렇지 못한 사람을 지배한다. 추상적 자아에 의한 내적 자연의 지배가 강자에 의한 약자의 지배 구조를 강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들 사이의 지배 구조가 자아에게 내적 자연을 지배하도록 강제한다고 볼 수 있다. 자기 보존과 성공을 위해 인간이 자신의 내적 자연까지 자혹하고 무자비하게 공격할 수 있는 것은 냉혹한 지배자로부터 혹사당한 경험에서 벗어나려는 비극적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외적 자연에 대한 인간의 억압은 인간의 본래적 특성보다는 인간 사이이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브라이슨에 따르면, 외적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 인간의 내적 자연을 억압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억압의 주체인 이성과 자아에 대한 '원한 감정'을 더 키워 간다. 특히 이중적 억압의 희생자로 전락한 다수의 대중이 원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대중은 한편으로 자신의 자연적 충동을 스스로 억압해야만 하고, 다른 한편으로 보다 성공적으로 내적 자연을 통제한 사람들에 의해 지배받는다. 이와 같이 억압받은 대중의 내적 자연이 억압의 주체인 도구적 이성에 대해 품은 원한 감정은 폭동의 잠재력이 된다. 일반적으로 원한 감정은 그것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 파괴 욕구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원한 감정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신의 내적 자연을 억압하듯 타인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폭동을 일으킨다. 브라이슨은 이를 '자연 폭동'이라고 부른다. 자연 폭동의 방향은 정해져 있지 않다. 파괴적 공격은 가장 가짜운 사람을 향할 수도 있고 처음 본 사람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파괴의 대상은 이처럼 언제나 대체 가능하지만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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