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늦게 꾸물거리다 일어난 어느 날 아침
이 노래를 처음 듣고 누구에게도 보일 필요없는데 힘써 담담한 표정을 지어내며
"우리 보다는 조금 어린 감성이네"
라는 말을 내뱉어 버렸다
인정하기 싫었던것 같다
나는 아주 바람직한 어쩌면 너무 교과서 같아 더 쉽게 흔하디 흔한 사랑얘기로 들릴지 모르는
첫사랑을 경험했고 이제는 그 일이 충분한 절박함 아픔과 반성들을 지나 온전히 나는 성숙했으며
지금의 나는 첫사랑이 있기 전의 나와는 전혀다른 또는 차원이다른 어른 스러운
더 사랑을 잘 할줄아는 사람이 되었다고 자처한다
누구에게나 자랑인듯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내가 사랑을 더 잘하게 되었다고 하는 근거는
여성을 더 잘 유혹하는 법 그리고
덜 상처받는 법,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둘 뿐인것 같다
말할 수 있다고 해서 나라는 인간이 정말 그렇게 마뀌었는지는 미지수이다
정작 남들이 보는 나는 그대로일지도 모른다
내 생각이 맞다고 하더라도
처음 것은 나를 보여주는 일이라기보다는 연기를 하는 것이고
나중의 것은 필연적으로 상대방을 더 상처주는 일이다
꽤 일찍부터 로맨틱 코미디 혹은 로맨틱 드라마 영화를 볼 수 없게 되었다
하얀 눈으로 마음을 깨끗하게 만들어 놓고 도서 대출 카드와 함께 마음도 뒤집어
약간의 호흡곤란마저 일으켰던 러브레터는
두번 째 볼 때 부터는 한 조각 남은 피자를 식었을 때
맛없을 걸 걱정해 억지로 입에 밀어넣는 것 만큼 아무느낌이 없었다
이터널 선샤인은 끝 부분에 Okay, Okay 대사만으로
3번째 보아도 여전히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지만 4번째로 본다면 어떨지 장담할 수 없다
몇 개월 전이었나. 오래된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햇살이 친절하게 따듯했던 오월의 어느 맑은 날,
그녀와 나는 학교 광장을 걷고 있고 그녀는 내 손을 잡고 있지만
고개를 숙이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것 처럼 송아지의 눈망울을 하고 있다
나는 능숙한 연기로 눈빛 하나 바꾸지않고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지만
마음은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서 죽을 지경이다
그녀의 생일
우린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고 정오에 모텔을 나왔다
장난을 치고 싶었다. 어젯밤 사실은 콘돔을 쓰지 않았다 했다.
이젠 됐다싶어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정말 울어버릴 듯한 표정으로 날 잡고 흔들고 때리고 발로 찬다. 맞는게 즐겁다.
이 기억이 스스로 튀어나와 머릿속을 맴돌다가
별안간 숨이 막혀 가슴을 쥐고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을 짚고 웅크려 움직이지 못한다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아팠다.
조금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정상으로 돌아오질 않는다
기억을 더듬는걸 멈출 수 없었고 그럴 수록 호흡곤란이 지속되었다
그렇게 십 분정도를 엎어져 있었다
그리고 '눈이 오네' 보다 조금만 더 밝은 어조의 '새벽 4시'를 백 번도 넘게 들었다
그렇게 아팠던 것이 다시는 없을 일에 대한 갈망을 죽이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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