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3일 토요일

맥주얘기를 하고싶은데

세시에 잠에서 깼어

조금 더웠고 습했지

에어컨을 틀면 다시 잠들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배가 너무 고팠어

아, 토종순대를 사서 들어왔는데 삿뽀로 나마 캔을 따지 않을 수 없었지

6만원으로 산 24캔의 맥주중 유일하게 8캔이나 샀지만, 마셔보지 않았었기에

조금 긴장해서 맛을 보는데,

좋은가?
평범한가?

괜찮긴 했지만 어택이 없는 느낌

나마(생맥주;draft)라서 아로마가 약했고
탄산입자 작고 부드러웠으나 지속력 약했고
나마지만 고소함이 덜한 듯 하고
나마인데도 끝에 드라이함은 의외였지
삿뽀로 실버컵의 드라이함의 라이트버젼인듯

아마추어의 총평으론 5.5/10이 되는데
물론 누누히 얘기하는 돈이 상관 없다면 난 언제나 그 맥주만 마시겠다고 하는
바이엘슈테판헤페도 10/10은 아니야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은 희귀하듯,
상대미각을 활용하기로 한 나는,
내일의 계획에 노력이 좀 더 필요하게 되겠지만서도
OB Golden Larger를 오픈업
아,

신림동에서 처음으로 금색 캔이 나온 것을 보고 집어들어 첫 목넘김을 느꼈을 때,
이제 지분상 한국기업이라고 할 순 없지만, 곧 무너질 하이트와 같은 가격에
이런 맛을 느낄 수 있음에 한국이 선진국에 한 발 가까워졌다고 행복해했어

그러나 거친 거품과 삿뽀로나마흑라벨보다 더 없는 아로마,
그나마 이길 수 있는건 고소함. 거의 없다시피한 드라이함.

지난 화요일, 친구가 사준 바이엘 슈테판헤페를 마시고 나서도 OB를 마셨는데,
그 때 만큼은 아니지만 아, 그리 높게 평가했던 오비골든라거도 한국맥주 내에서나
우쭐 댈 수 있겠구나

그리고 AB인베브가 기억나지 않아서 검색하다가 오비골든라거가 나왔을 때쯤 기사를 보게 되었다. 인베브가 경영할 때까지는 오비블루였고 2009년 5월, KKR(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이라고 하는 미국 사모펀드에서 인수하면서 신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규모로 보면 맥주 시장은 꽤 경쟁이 치열해서 (몇 십년동안의 한국과는 다르게) 그 점유율 순위가 자주 바뀌는데 가장 최근에 내가 본 순위상 인베브는 2위였다. 시장 내의 탑들은 오래도록 맥주장사를 해 온(물론 유럽에 비해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 기업이 많지만)기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매력있는건, 안호이저부시 인베브, SAB밀러, 하이네켄, 발틱비버리지스홀딩 등 각국의 내국 브랜드 맥주 공장을 사서 사업을 확장하는 거대기업들이 많긴 해도 나같은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는 대기업들 맥주도 괜찮지만 독립적인 소규모 양조장들 맥주가 오히려 더 발군의 맛을 가지고 있다.

그래. 맥주는 한국에 전통을 둔 술은 아니다. 근데 왜 맥주맛에 신경쓰냐 라는 생각이 스스로도 든다. 물론 내가 맥주를 좋아하면 땡이지 주류의 역사따위에 연관시키지 않아도 된다.

아, 다들 아는 건데. 잊고 있는걸 거다.
슈테판헤페가 맥주의 오리진이고 1040년, 바야흐로 한반도는 고려왕국일때부터 맥주를 만들었다 해도, 한산 소곡주는 그 보다 더 오랜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백제의 술이다(내가 알기론).

한국의 술은 소주, 약주, 탁주다. 비싼 술 내림차순이다. 여기서 소주란 증류한 소주 ('소'자가 그을릴 소자로서 애초에 소주란 증류한 술이란 뜻이다.) 참이슬은 엄밀히 말하면 소주가 아니고 지도 찔리는지 그을릴 소가 아닌 이상한 소자를 쓴다. 그런 물질은 존재한 적 없던 희석식소주이고 우리나라에선 나지도 않는 타피오카 수입해서 랩에서 추출한 알코올이다.

전통있는 소주는 중복증류로 40도 이상까지 끌어올리는 동시에 부드러운 안동소주(1차증류로 낮은 것도 있다. 낮으면 덜 깨끗한 대신 향미가 더 낫다 : 세상 모든 증류주는 불완전 증류다. 완전증류하면 섭씨75도인가에서 순수한 에탄올만 추출되기 때문에 재료,향기 등의 의미가 없다. 자연히 향미를 남기고 2,3차 증류를 하며 도수를 올리는게 기술이다.)그리고 북쪽에 기원을 둔 문배술이 있다. 둘 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따라서 다른술과는 달리 온라인으로 현지로부터 직접배송받을 수 있다. 소곡주도 마찬가지. 내기준으로도 합리적이거나 저렴한가격에 살 수있다. 단, 범용공인인증서필요. 개인적으로 안동소주나 문배술이 중국이나 러시아, 스코틀랜드의 증류주들에 밀린다고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맛이라고 해야지. 쌀이니까.

약주라 함은 아까 말했던 한산 소곡주, 두견주, 석탄향, 청주, 흔히먹는 백세주 등이 있겠다. 진도 홍주는 증류주다. 국제기준으론 리큐르되겠다. 약주는 말그대로 쌀과 누룩을 주원료로 거기에 각종 한약재나 꽃등으로 향미를 더한 보신 술 되겠다. 부드럽고 쌀맛이 많이나고 따라서 대부분의 한국음식과 찰떡 궁합이다.

다음 가장 싼 서민의 술 탁주. 막걸리 되겠다. 이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 다만 유통구조 개선으로 지방 각지의 특산물인 뛰어난 맛의 탁주들이 많이 유통되었으면. 그리고 아스파탐 넣지 않았으면.

참고로 안동소주 가장 낮게 생산되는 것이 16도이다. 백세주와 비슷한 도수라는걸 보자. 막걸리는 대부분 4-6도되겠다. 뭐냐면 유기화학은 좁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알코올은 발효된 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미생물이 먹이로 삼아 먹고 있는 중인 음식이다. 다 먹어버리면 썩는거고 썩어 못 먹기 전에 먹는 거다. 술의 기원이 뭔진 몰라도 썩어가는 사과를 동물들이 먹고 비틀대는 걸 보고 영장류도 먹기 시작했지 않을까. 미생물은 뭔진 몰라도 누룩, 효모, 이스트 등으로 대표되는 애들이고 이들이 먹는건 당분, 탄수화물이다.  말이 산으로 가는데, 점점 썩어가면서 알코올의 비율 즉, 도수가 올라간다. 이론적으로 증류하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술의 한계는 30도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사는 세계에서 30도짜리 발효주는 본 일이 없다. 그정도 되면 썩는거다. 썩기전에 증류해서 40도 이상으로 올리면 썩지 않는다. 영원히. 소금이 썩지 않고 설탕이 썩지 않듯 40도 이상의 술은 유통기한이 없다. 근데.. 한국에 28도짜리 발효주가 있다.
안와닿으면 할 수 없고.

소주, 약주, 탁주 장인들이 있다. 그들이 있음을 알아주자.
그러나 돈과 시간이 없으면 당장 살 수 있어야 먹는다.
희석식 소주는 문화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전통주 기술을 없애려했던 일제의 잔재다.
맛도 없고 소화기관에 무리를 주어 몸에 더욱 안좋은 희석식 소주.
약주와 비슷한 목넘김을 만들기 위해 설탕을 타는 술.
그리고 트렌드에 맞추어 아스파탐을 타는 술.
대나무에 거르고 암반수를 써도 그냥 에틸알콜:물 4:1일 뿐인 술.
무엇보다 해방이후 50년이상의 독과점을 유지하면서도 혁신 없는 기업.
소규모 양조장의 외부지로의 유통을 막은 기업.

아픈역사와 함께한 술이라면 필리핀의 산미겔이 있겠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 만들어졌고 그 이름때문에 스페인산 맥주인줄 아는 사람도 많더라.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 양조업자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에선 물보다 싸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필리핀은 주세와 담배세가 매우 낮다.
엔젤링도 없고 아로마도 없어서 나는 돈주고 사먹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오비블루 때처럼 쌀을 첨가해 목넘김을 좋게 만든 가벼운 필젠이 주력 상품이다.
잘팔린다.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들이 소주를 즐겨마시는 것이 관찰되긴 한다. 수출은 잘 모르겠는데, 수출이 많이 된다/될거라고 치자. (국제적으로 15-20도의 술은 흔치 않다) 그게 한국술로서 한국의 문화를 보여주나?

댓글 없음:

댓글 쓰기